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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합 서씨(令壽閤徐氏)
작성일 : 2017-07-15     조회 : 3405

靜夜烹茶 고요한 밤에 차를 달임



영수합 서씨(令壽閤徐氏, 1544 ~ 1610)





幾年文火小茶爐 여러 해 동안 은근한 불로 작은 다로에 차를 끓였으니

一點神功定有無 신기하고 영묘한 공덕이 틀림없이 조금은 있으리



철罷淸琴還自撫 차 한 잔 마신 뒤 거문고를 어루만지다가

看來好月竟誰呼 밝은 달을 바라보니 누군가를 부르고 싶네



春盤椀碧沃瓊露 봄날 다반의 푸른 잔에 붉은 옥같은 차를 올리느라

古壁煙籠作粉圖 오래된 벽은 연기가 서려 얼룩져 있네



滿酌何須待旨酒 잔에 가득한 것이 어찌 꼭 맛있는 술이어야 하리

踏靑明日更携壺 답청가는 내일에는 또 다병을 가져 가리라

영수합 서씨는 정조의 사위인 홍현주의 어머니이다.



해거 홍현주는 초의에게 다도(茶道)를 알고자 하여

" 동다송"을 집필하는 동기를 만들었으며,

성리학에 정통한 문장가 홍석주는

서씨의 맏아들이고 홍현주는 셋째 아들이다.



서씨는 관찰사 서형수의 딸로 태어나

뒷날 우부승지을 지낸 홍인모와 결혼하여 3남2녀를 두었다.



서씨는 나이가 들어서 시를 쓰기 시작하여

200편에 가까운 시를 남길 정도로 대시인이었다.



여성으로서의 그의 시세계는 단아하면서도

세속을 벗어나 선비적 기풍이 보인다.

서씨의 집안은 모두가 시인이고 다인이었다.



홍현주의 시집에 초의가 발문을 썼으며,

그의 딸 홍원주도 다시를 포함하여 200편이 넘는 시를 남겼다.



서씨는 자녀들에게 검소함을 엄격하게 가르치고,

때로는 온가족이 둘러앉아 함께 술과 차를 즐기며

시 짓는 자리를 마련하는 관대한 어머니였다.



여자들에게는 독서도 허용치 않았던

당시의 경직된 사회 여건으로 볼 때 서씨는 선구자적

인품이었으며, 차를 무척 즐겼고 거문고도 즐겨 탔다.

위는 그의 대표적인 다시이다.



위의 글에서 서씨는 오래 차를 마시면

신기하고 묘한 공덕이 있을 것이라고 믿었으니

그의차생활은 종교에 가까울 정도가 아니었나 짐작된다.

踏靑節......

맨마지막의 답청은 봄놀이를 뜻하고,

답청절은 삼월 삼짇날을 멋스럽게 이르는 말로서



당시 부녀자의 외출이 거의 없던 사대부 집안도

이 날은 차를 마시고 시를 지었고,



백성들은 들에 나가 파릇파릇 돋아나는 풀을 밟으며

봄을 즐기는 풍속이 전해 내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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